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마약트럭 상공서 추격…놓칠까 가장 긴장"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LA경찰국(LAPD) ‘에어 서포트 디비전(Air Support Division)’에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한인이자 아시안 여성 최초의 파일럿 자넷 김(54) 서전트다.  지난 2017년 한인 커뮤니티의 높은 관심과 축하 속에서 커맨드 파일럿으로 임명된 김 서전트는 5년이 지난 지금 ‘특수비행팀(Special Flight Section·SFS)’의 수퍼바이저로 승진, 활약 중이다.     2일 에어 서포트 디비전 본부 옥상 헬기 이착륙장에서 김 서전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그간 어떻게 지냈나.     “지난 2015년 12월에 비행학교에 들어갔는데 벌써 6년이 지났다. 솔직히 힘든 순간도 많았다. 비행학교는 아직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억으로 꼽힌다. 항공기 꼬리부터 바닥까지, 쏟아지는 전문 용어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데 졸업 후에도 만만치 않았다. 헬기에 익숙해지는 게 너무 어려웠다. 편해지기까지 1~2년은 걸린 것 같다.”     -수퍼바이저가 됐다.     “3년 전 특수비행팀의 수퍼바이저로 임명됐다. 현재 팀에는 5명의 파일럿과 4명의 지원요원이 소속돼있다. 우리 팀의 주요 업무는 ‘감시(surveillance)’다. 지상의 경찰지휘관, 특수기동대(SWAT), 잠복근무 경찰 등과 협력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일을 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100파운드의 마약을 대량으로 수송하는 트럭을 추적한 적이 있다. 샌디에이고 쪽에 헬기가 없으면 우리가 출동해 OC 남쪽에서부터 추격했다. 보통 2~3시간이 넘게 걸리다 보니 잠시 착륙했다가 연료를 채우고 다시 비행하는 일을 반복하는데 차량을 놓치면 안 돼 긴장이 많이 됐다.”   -상공에서 추격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 8500피트까지 상승하는데 이는 LA 하늘을 나는 일반 비행기들 보다 높은 고도다. 이 높이에서 지상을 보면 추격 대상도 작은 점에 불과하다. 그래서 옆자리 지원요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원요원은 헬기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추격 대상을 파악하고 파일럿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프리웨이에 차가 얼마나 많은가. 가뜩이나 이제 나이가 들어 눈도 안 좋은데 힘든 일이긴 하다(웃음).” (헬기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지상 중계 차량인 모빌 커맨드 포스트 차량에 전달돼 지상 추격용으로 쓰인다)   -항공에 있는 시간이 많을 거 같다.     “LAPD 파일럿들의 비행시간은 1년에 800시간 정도다. 군 조종사보다 많은 시간이다. 사실 LAPD 파일럿은 다른 사설기관 등에서 전문가나 지도관으로 일하면 2배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오직 시민을 돕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곳에서 봉사한다.”     -아직도 유일한 ‘아시안 여성’의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됐다. LAPD 에어 서포트 디비전 80여명의 오피서 중에서, 또 전국 치안기관 항공지원대에서 아직 유일하게 아시안 여성이다. 여기까지 온 것은 평생의 꿈을 이룬 것이다. 거기다 특수비행팀 감독까지 맡은 건 큰 행운이다. 일이 고돼도 사실 그만큼 보람차고 뜻깊다.”     -파일럿의 꿈을 가진 한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열심히 일하고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그 필드에 있는 여러 사람을 만나봐라. 또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라. 타이밍이 안 맞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알다시피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노력한 만큼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다 보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자넷 김 서전트는.     바이올라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1998년 LAPD에 투신해 24년째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센트럴경찰서에서 첫 임무를 시작해 윌셔, 램파트 등을 거쳤다. 경찰 아카데미에서 6년간 치안전술 적용 교관으로도 재직했다. 2012년에는 올림픽경찰서에 최초 한인 여성 수퍼바이저로 임명되기도 했다. 김 서전트는 2015년 12월 LAPD 에어 서포트 디비전 헬기 파일럿 육성 프로그램에 지원, 1년 3개월여간의 여정 끝에 2017년 커맨드 파일럿으로 임관했다. 에어 서포트 디비전은 보통 발령되는 부서지만 경비행기 조종 자격증과 LAPD 5년 이상 경력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장수아 기자사설 지넷김 지넷김 서전트 에어 서포트 김상진 기자

2022-11-03

[LAPD 시위·집회 대응 매뉴얼] “인파 이동 속도까지 파악”

“5가하고 웨스턴이면 한인타운이죠? 지금 차 사고 났네요. 경찰이 출동했어요.”     2일 LA경찰국(LAPD) 본부 2층에 위치한 공보실. 한 공보관이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불과 몇 분 전에 발생한 사고를 파악한다.     ‘퍼스트 얼러트(First Alert)’는 LAPD 공보실이 사용하는 SNS(소셜미디어) 기반 실시간 사건.사고 확인 시스템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포스트되는 사건 정보들이 축약돼 온라인 맵에 표시된다.     옆에 있던 한인 크리스토퍼 노 공보관이 뒤쪽 벽면에 달린 사람 키만 한 대형 스크린을 가리킨다. 스크린에는 각종 SNS에 실시간으로 포스트되는 내용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SNS에 포스트하는 것들이 이렇게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SNS를 바탕으로 앞으로 발생할 시위나 범죄 사건을 예측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공보실은 미디어 유닛과 SNS 유닛, 비디오 유닛 3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2010년 신설된 SNS 유닛은 최근 들어 그 임무가 막중해졌다.     노 공보관은 “SNS가 활성화되면서 이를 통해 웬만한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다”며 “특히 시위는 경찰에게 ‘언제 일으킬 거다’ 말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SNS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릴지 평가하고 사전에 인근 치안기관들과 미리 협력해 대비한다. 모니터링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보실은 한국 이태원에서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압사 참사에 대해 LA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대니 차우 AAPI 커뮤니티 담당 공보관 “알다시피 LA시 거리는 폭이 넓고 비탈길이 적어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며 “뿐만 아니라 행사를 열려면 책임질 주체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사전에 LAPD를 비롯해 LA시와 교통국 등에서 퍼밋을 받아야 한다. 경찰은 퍼밋 발급 과정에서 해당 장소에 수용 가능 인원을 평가하고 이를 초과하면 당연히 퍼밋 발급은 안 된다”고 말했다.     만약 퍼밋이 없거나 퍼밋의 내용과 다른 규모의 행사는 경찰이 바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공보실은 설명했다.   노 공보관은 “공인되지 않은 시위(unauthorized protest)는 바로 제지할 수 있다. 시위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다운타운에서 벌어진 램스 슈퍼볼 우승 기념 현장에서도 일정 규모를 초과하고 폭력성이 비치면 위험 상황이라고 판단, 바로 해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공보관은 “모임 해산에 관한 프로토콜이 있다. 300명, 500명 등 모임 규모에 따라 경찰력 투입 규모도 다르다”며 “에어 서포트 디비전(Air Support Division)이 헬기에서 보고 평가해 지상에 보고한다. 일반적으로 150~200명이 넘으면 보고된다. LAPD에는 21개의 지서가 있고 5분이면 출동한다”고 말했다.     LAPD 산하 에어 서포트 디비전은 헬기 17대를 보유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찰 항공지원대다.     노 공보관은 “헬기에서 사람들을 분산시킬 길을 파악해 지상에 안내한다. 모임 규모가 크면 기마 유닛(horse unit)과 모터사이클 유닛도 투입돼 사람들을 여러 방향으로 몰고 길을 막아 해산시킨다”고 설명했다.     에어 서포트 디비전은 LAPD 본사에서 차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있었다. 오후 1시쯤 건물 옥상에서는 경찰 헬기 3대가 동시에 이륙을 준비 중이었다.     26년 베테랑 경관인 숀 파커 캡틴은 “매 2시간 반마다 헬기 2대씩 교대해 순찰을 나간다. 지상에서 요청이 들어올 때면 순찰 헬기를 제외한 나머지 헬기가 투입된다”며 “경찰지휘관, 특수기동대(SWAT), 수사관팀의 범죄현장 수송 등 수많은 현장을 서포트하느라 쉴 새가 없다”고 전했다.   파커 캡틴은 군중이 몰리는 곳에도 어김없이 경찰 헬기가 출동한다고 전하면서 “규모가 클 경우 행사 동안 군중 위에 머물며 동태를 살핀다”며 “특히 규모도 중요하지만 움직임의 속도와 행동에 중점을 둔다. 지상에서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단 1명만 모여도 나간다”고 말했다.     비행장을 나오는 길, 경찰 헬기에 적힌 한 LAPD의 모토가 눈에 띈다. “To Protect and to Serve.”(보호하는 것, 그리고 봉사하는 것)   장수아 기자군중 통제 에어 서포트 경찰력 투입 일정 규모

2022-11-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